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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추천] 남부터미널 예술의전당 독보적 맛집, 태국음식점 쿤쏨차이

by 희번득 2018. 4. 21.


남부터미널 근처는 맛집의 불모지다.

예술의 전당 앞쪽에 순두부, 칼국수 등 전통적인 한식 맛집이 있긴 하지만, 

이국적인 음식을 맛보기는 힘들다.

남부터미널 근처에서 갑자기 태국음식을 먹고싶어 '남부터미널 태국'을 검색했을 때, 

이 음식점 '쿤쏨차이' 밖에 나오지 않아서 방문했었는데,

정말로 보석같은 집을 발견해 기쁘다. 

생긴지 얼마 안 된 (아마 올해 1~2월쯤 오픈하신 것 같다) 음식점이지만,

음식 맛이 완성형에 가깝다. 



3월경에 남자친구와 한 번, 얼마 전에 친한 언니와 한 번 총 2번 방문했고,

이렇게 찬양질을 하는 데 있어 어떠한 금전적 베네핏도 제공받은 바 없다 ㅋ_ㅋ

그정도로 음식이 너무너무 맛있다. 


듣기로는 태국음식만 하시던 셰프님이라고 한다. 



레스토랑 자체는 그리 넓지는 않고 아담한 느낌이지만,

2층에 위치하고 있고 앞쪽이 통창으로 트여 있어서 답답한 느낌은 없다.


이번에 친한 언니와 방문했을 때는, 3월에 방문했을 때와는 다르게

어떻게 입소문이 났는지 손님이 훨씬 늘어난 모습이었다. 

손님으로 꽉꽉 찬 테이블을 보니, 또다시 맛에 대한 기대감이 올라갔다. 

(개인적으로, 음식점은 크게 만들어서 많은 손님을 받는 것보다,

적당히 작게 만들어서 손님으로 꽉꽉 채우고 차라리 손님들한테 웨이팅을 시키는게

훨씬 현명한 운영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쿤쏨차이 셰프의 초이스.

단품으로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지만, 

그냥 이렇게 코스메뉴를 주문하면 그날그날 재료에 따라서 '셰프님 마음대로' 음식이 나온다 ㅋ_ㅋ

한마디로 태국식 오마카세랄까. 

우리는 인당 55,000원짜리 Chef's Choice를 주문했는데, 총 7종의 디쉬가 나왔다. 



셰프님의 공식질문은 '술 마실거냐 안 마실거냐' 인데,

술을 마시면 그에 맞춰서 메뉴를 내 주시는 것 같다.

우리는 술을 마시지 않고, 그냥 음료를 시켰다. 

참고로 똠쌥이라는 국물 요리가 있는데, 독한 술과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고 한다. 





메뉴다. 

여기서 단품으로 골라서 시킬 수도 있는데,

우리는 그냥 셰프님께 모든 선택을 맡겼다.

우리의 오마카세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나왔다. 


1. 따카이꿍숏: 레몬그라스향 가득한 새우 샐러드

2. 뿌팟봉커리: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프트쉘 크랩 커리

3. 커무양: 쿤쏨차이 특제 소스로 마리네이드한 항정살 구이

4. 삑카이텃: 타이 허브오일로 튀긴 닭날개

5. 똠양꿍: 타이허브와 코코넛향 가득한 쿤쏨차이 똠양꿍

6. 마싸만커리: 세계인의 사랑을 독차지한 소고기 커리

7. 소갈비 쏨차이 국밥 (면과 밥 중 선택 가능)


음료는 타이 티를 주문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맛 없는 디쉬가 없고 모두 정성이 느껴지는 훌륭한 디쉬였다. 




타이 티.

밀크티와 유사한 맛이지만 밀크티보다는 훨씬 진하고 진득한 느낌이다.

양도 많고 당도도 적절해서 마시기 좋았다. 



그럼, 지금부터는 우리가 먹은 7가지 디쉬를 소개한다. 




1. 따카이꿍숏 (새우 샐러드)


이 새우 샐러드는 레몬그라스향으로 버무렸고, 약간의 향차이(고수) 향도 느껴진다. 

우리는 이 샐러드가 무슨 샐러드인지 모르고 마구 집어서 입에 털어넣었는데,

일단 맵다. 

처음 드시는 분들은 소량씩 드시기를 권한다.

샐러드부터 이국적인 향기가 물씬 풍긴다 ㅋ_ㅋ


적정량을 음미하면서 먹다 보면, 이 샐러드가  '에피타이저(식욕을 돋구는 역할)'에 매우 충실함을 발견하게 된다. 

샐러드를 다 먹을 때 쯤이면 입맛이 확 돈다. 


2. 뿌팟봉커리 : 버릴 것 하나 없이 씹어먹는 크랩 커리


강추 강추 강추다. 

여태껏 먹어본 뿌팟봉 커리 중 최고.

너무너무 맛있어서 하나도 안남기고 다 씹어먹었다. 우걱우걱

(더이상의 설명 생략)



3. 커무양: 쫄깃한 항정살 구이


일반 태국음식점에서 먹을 수 있는 항정살 구이와는 약간 다르다.

두께를 좀 두껍게 썰어서 쫄깃한 맛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식감이 너무 좋다. 

소스와의 조화 또한 좋다.


개인적으로 압구정로데오에서 정말 유명한 식당에서 얇게 썬 항정살 구이를 먹었었는데,

돈이 아깝다고 느껴질 정도로 아무런 맛을 느끼지 못했었다.

쿤쏨차이의 항정살 구이는 두께가 두텁고 쫄깃한 식감이 살아 있어 

씹는 것 만으로도 입 안에서 재미가 느껴졌다. 





4.삑카이텃 : 닭날개 튀김


7가지 코스요리 중 제일 평범했던 디쉬.

닭날개 튀김이다 말그대로.

허브오일로 튀겼다고 하는데, 원래 허브향이 나지 않는 것인가? (요리 무식자)

아무튼 음식은 깔끔했지만 인상적인 요리는 아니었다. 



5. 똠양꿍 : 똠양꿍에 불호인 내가 반한 정성스런 맛


사실 태국 코스요리에 똠양꿍이 빠지기는 힘들지만,

난 똠양꿍이 나오지 않길 바랬다.

왜냐하면 난 똠양꿍을 별로 안좋아한다. 

그런데 이 국물은 내 생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일단 새우 크기가 매우 혜자스럽다.

그리고 국물이 너무 산뜻하다.

말로 표현이 좀 힘든데, 달콤하고 새콤하고 산뜻해서 전혀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평소에는 어쩌다 똠양꿍을 먹게 되면 약간 싸구려(?) 느낌에 이상한 거부감이 올라왔었는데,

쿤쏨차이 똠양꿍은 향부터 맛까지 거부감이 없고 정성담긴 맛있는 요리를 대접받은 듯한 느낌이었다. 




6. 마싸만 커리 : 갈비탕을 뜯는듯한 소고기 커리


3월에 남자친구와 쿤쏨차이를 방문했을 때 먹었던 메뉴.

다소 전통적인(?) 입맛과 양을 중시하는 성향의 남자친구도 

우와~ 했을 만큼 고기의 비쥬얼이 훌륭하다.


맛도 한국인 입맛에 딱 맞는 커리.

종업원께 물어보니 요 커리가 제일 인기가 많다고 한다. 


고기의 상태도, 푹 익혀져서 넘나 부드럽다. 

이가 불편하신 어른들께서 매우 좋아하시면서 드실 만한 요리다. 





7. 소고기 쏨차이 국밥 : 태국식 국밥인가...? 


코스를 마무리하는 식사 메뉴다.

면과 밥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난 면 선택)

국물은 매우 깔끔하다.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맛이기는 한데, 대체적으로 남자분들은 잘 드시는 것 같았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국밥에 여러 가지 양념(?)을 첨가해서 먹게 되어 있는데,

종업원께서 아무런 설명도 안 해 주셔서 그냥 아무거나 넣어 먹었다 ㅋ_ㅋ







7가지 요리의 서빙 속도도 적절했고, 무엇보다 너무 맛있어서 

크게 거슬리는 것 없이 만족스럽게 식사를 마쳤다. 


지금 와서 떠올리면 매장 내부의 음악도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 걸 보면,

매장의 분위기도 음식과 대화에 집중할 수 있게 잘 관리하고 있는 음식점인 듯 하다.

실제로 다른 손님들을 보니, 회사(?)에서 대규모(그래봤자 8명?) 회식을 오기도 하고,

조용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은 커플도 많이 방문하는 듯 했다. 

실제 데이트코스로도 매우 좋을 것 같다.


많이 알려지고 유명한 맛집도 좋지만,

요즘엔 이렇게 숨겨진 보석같은 집이 좋다.

소중한 사람과 정말로 맛있는 음식을 즐기면서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

음식이 맛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런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음식점의 필수 요건이다. 


아무튼, 

남부터미널, 예술의 전당 태국 맛집 쿤쏨차이.

근처에 있지 않더라도, 찾아가서라도 방문을 권하고 싶은 훌륭한 식당이었다. 


* 최근에 이 식당의 셰프님이 식당을 오픈하면서 몇 군데 신문에 인터뷰를 했는데,

좀 길이가 길긴 하지만 태국 음식에 대해 알 수 있어서 한번쯤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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